요네자와 호노부 - 보틀넥 (줄거리/리뷰)
by E.van
I. 평점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너무나도 잔인한 이세계.
평점 : 4.5/5.0
II. 줄거리
료는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서로 외도를 하면서 서로를 지독하게 비난했고, 형은 사고로 중환자실에서 앓다가 죽었다. 그나마 의지할 수 있던 연인 '노조미'마저 사고로 사망하자, 료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한 채로 살아가게 된다. 료는 노조미가 떨어졌던 절벽에 추모를 하러 갔다가 떨어지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세계였다. 그의 집에 가봤더니, 유산되었을 그의 누나 '사키'가 있었으며 노조미마저 살아있었다. 도대체 무슨 연유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III. 리뷰
새로운 세계에서 료를 찾아주는 사람은 없다. 그곳에선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기에 철저한 관찰자가 될 수 있었지만, 평소의 인생이랑 다를 것도 없다는 점이 암울하다. 이세계는 료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료의 존재 가치를 잔인하게 부정한다. '다른 그림 찾기'가 아니라 '틀린 그림 찾기'라고 하지 않는가? 내 인생의 선택들이 다 틀렸다는 것을 건조하고도 무력하게 보게 될 때,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잔인한 세계의 인물, 사키는 료와 철저하게 반대된다. 성별, 성격, 분기점에서의 행동 모두. 사키는 료를 구원해주고 싶어하지만 둘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고, 오히려 료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존재다.
노조미는 일본어로 희망이라는 단어이다. 노조미가 없는 세계에서 료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는 노조미가 료를 저주하려고 환상을 보여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은행나무는 보틀넥을 상징하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도로의 보틀넥을 제거하자 노조미에게는 새로운 위험이 닥치지 않았나. 노조미는 일그러진 료의 모습까지도 포용했던 진상을 보여주고, 료(보틀넥)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추리 요소는 사실상 없다. 유일한 트릭도 우수한 점수를 주긴 그렇고. 미스터리 소설보단 청춘 소설로 분류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너무 씁쓸하다 못해 가슴이 아프다. 작가가 독자의 감정을 눈 바로 앞까지 밀어붙이는 책. 우울할 때는 절대 읽지 마시길.
보틀넥 :
병은 좁아진 목 부분이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
그에 빗대어 시스템 전체의 효율 개선을 저해하는 부분을 보틀넥(bottleneck)이라 부른다.
전체의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보틀넥을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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