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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 유스케 - 검은 집(줄거리/리뷰)

by E.van

I. 평점
조금 올드하지만, 장르에 충실하다. 후반부는 호러 소설의 교과서적인 느낌.

평점 : 4.5/5.0

II. 줄거리
신지는 평범한 생명보험 회사의 직원이다. 사망 신고에 혹시나 범죄가 개입되지는 않았는지, 꾀병으로 인한 청구는 아닌지 검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어느 날 신지는 고객 고모다의 요청으로 자택에 방문하는데, 이 집에서 고모다의 아들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신지는 자식이 죽었는데도 너무나 태연한 고모다의 모습을 보며 이것은 살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일개 직원인 신지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살이 확인될 때까지 보험금 청구를 미루는 것 뿐이다. 그러나 고모다는 끈질기게 보험금을 청구하러 오고, 신지는 점점 피폐해진다. 과연
신지는 굴복할 것인지?

III. 리뷰
요즘은 '사이코패스'라는 용어가 흔하지만, 옛날 작품이라 그런지 사이코파스로 되어있어서 웃겼다. 이전에 작성했던 '연쇄살인마 개구리 남자'와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한 호러 소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개구리 남자처럼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부분은 있지만 호러 소설이라 넘기기로 했다.

내가 호러 소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흡인력인데, 이 책의 후반부는 굉장하다. 반면 초반부는 개구리 남자에 비해 조금 루즈한 편. 초반부터 치고 나가다가 살짝 힘 빠지는게 개구리 남자라면, 검은 집은 슬금슬금 빌드업하다가 폭발하는 맛이 있다.

추리 요소는 개구리 남자에 비하면 약하다. 개구리 남자는 이것저것 꼬아놨지만, 여기는 등장인물도 적고 추리할 것도 없다. 호러소설이니 추리소설을 기대하고 읽으면 안된다.

사회파 측면에서 개구리 남자는 정신이상자의 처벌, 교화를 다룬다. 검은 집에선 정신이상자의 근원에 대해 얘기하는데, 조금 더 철학적인것 같다. 또, 신지가 보험회사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보험 제도에 대한 회의를 갖는 것도 재밌는 부분이었다. 자본주의의 가면을 쓰고 생명 경시를 은근히 권장하는 보험 제도. 현재 보험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안전 장치라는 본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게 일리 있다고 생각했다.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떠오르는 대목.

개구리 남자가 너무 많은 시도를 하려다가 조금 과해졌다면, 기시 유스케는 공포 소설에 충실하게 재밌는 작품을 써냈다. 만족하는 작품.

한국에서 영화도 나왔는데, 평은 쏘소. 아무래도 원작이 오래되다 보니 별점이 깎인듯. 책이 영상화되면 망하는 경우도 많은데 괜찮게 살린 것 같아서 시청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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