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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조작 연습도 해보고 PRI 해보면서 총쏘는 자세, 호흡과 조준, 격발을 마스터했다. 이제 실전으로 총을 쏠 때가 됐다. 실제 사격 훈련에는 총 3가지가 있다. 영점 사격, 실거리 사격(100/200/250m), 야간 사격이다. 이번 게시물에서는 영점 사격만을 다룬다. 영점 사격은 내가 조준하는 지점으로 정확히 총알이 날라가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PRI 훈련에서 가늠쇠의 원과 가늠자가 동심원을 이루는 게 정조준이라고 배울 것이다. 정조준도 하고 호흡, 격발도 제대로 했는데 왜 안 맞을까? 답은 탄도의 궤적에 있다. 중력의 영향을 빼면 총알이 내 눈에서 본 그 점을 향해 직선 경로로 날라가겠지. 그러나 지구에는 중력이 있기 때문에 포물선 궤적을 그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내 총구와 정확한 ..

총기손질도 하고, 어느 정도 부품이랑 조작술에 익숙해졌다면 나가서 훈련을 받게 된다. PRI란 PRELIMINARY RIFLE INSTRUCTION으로, 사격을 하기 전 기초 강습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엎드려 쏴, 서서 쏴, 무릎 쏴, 입사호 쏴, 쪼그려 쏴 등 다양한 자세에 대해 배운다. 또, 평원판 훈련이라고 하여 총 위에 바둑돌을 올려놓고 격발했을 때 안 떨어지게 하는 훈련을 한다. 호흡과 안정적인 격발을 연습하기 위해서이다. 이건 그나마 총 쏘기 전 중요한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조준을 잘해도 호흡이 무너지면 바로 궤적이 내 눈 방향과 어긋난다. 바둑돌이 안 떨어질정도로 살짝 힘을 주어 격발해야 하는 것이다. 안전검사, 기능 고장에 대처하는 법도 배운다. 말만 거창하지 그냥 총알 끼어 있..

격리 기간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 보면 선행학습 영상으로 총기분해결합 방법을 계속 틀어줄 것이다. 신병 가이드북을 보면서 총기 부품 외부와 내부 이름을 다 외우게 하고, 분해결합도 시간 내에 해내야 한다. 솔직히 내부 부품까지 외울 필요는 전혀 없고, 자주 말하게 될 노리쇠, 장전 손잡이, 소염기 이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 우리 생활관은 분해결합도 시험 안 봐서 그냥 순서만 외웠다. 처음에 보면 뭐가 이렇게 복잡한가 싶은데, 한 2~3시간 갖고 놀다 보면 이게 여기 들어가고 이걸 먼저 넣어야겠다 감이 올 것이다. 사격전후로 총기손질을 시키는데, 애초에 이게 엄청 오래된 총이라 기름때랑 화약에서 나온 탄매가 잔뜩 묻어있다. 강중유랑 윤활유로 슥슥 닦아주면 되는데, 닦는 천도 찔끔 줘서 면봉이 반필수템이다. ..

의무학교 커리큘럼은 굉장히 다양한데, 시험보는 핵심 과목 3개+대전반만 잘하면 된다. 핵심 과목은 전투부상자처치(TCCC), 환자후송, 간호업무&야전간호이다. 이 3개는 필기시험을 보며, 각 과목 개별 실습 평가 및 통합 실습까지 하므로 4주 교육 종일 내내 듣는다고 보면 된다. 이 과목들은 별도의 게시물에서 자세히 적어보도록 하겠다. 이외의 교재가 지급되는 과목으로는 예방의학, 의학용어, 의무군수관리, 대량전상자처치가 있다. 예방의학은 식품/수질 검사나 방역, 해충, 역학조사 등의 내용을 다룬다. 의학용어는 해부학적 용어들이랑 사진이 이것저것 있는데, 교관님이 말년 군의관이셔서 굉장히 프리했음. 의무군수관리는 의무물자(마스크, 약, 이어플러그) 등 재고 전산으로 관리, 신청하는 법을 배운다. 이 또한 ..

훈련하고 시간이 남으면 체력단련을 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보 뛰고 훈련 갔다오면 힘들어 죽겠는데 오자마자 옷 갈아입고 3km 뛰라하면 정말 욕나온다.. 어차피 자대 가면 맨날 하는 게 체력단련이고, 불합격되면 진급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3급은 만드는 게 좋다. 4급부터 불합격이고 기준은 다음과 같다. 내가 수료할 때 체력 기준을 7급까지 좀 더 세분화할지 의견을 수렴했었는데 지금 어떨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 육훈소장님이 부임하면서 파격적 인센티브가 붙게 되었다. 중대 내 최우수 분대는 PX 이용, 파리바게트, BHC, 전화 이용 등 혜택을 제공한다. 물론 합격자만.. 합격자는 체단 시간에 뿌링클 먹을 때 불합격자는 다시 3km 뛰는 거다. 본인은 체대 출신 동기들이 있어서 PX는 ..

입소 주에 인성/지능 검사를 한다. 인성 검사는 그냥 자살 생각이 있는 위험군 관심병사나 성소수자 확인용인듯 하다. 질문이 근데 노골적이라 의미가 있나 싶다. 지능 검사의 경우 점수가 너무 낮아버리면 특기를 못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은 못 봤다. 지능 검사는 언어랑 암기, 도형 인지, 수학, 과학, 추리 영역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수과학은 중학교, 통합과학 수준이고 추리 영역은 꽤나 재밌었다. 딱히 잘 쳤다고 해서 혜택을 보는지는 모르겠다.

의무병 지원 전에 이것저것 알아보고 싶었는데, 훈련소만 자료가 많고, 의무학교는 너무 정보가 없더라.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 위치한 의무학교는 논산처럼 '육군'훈련소가 아니고, '국군'의무학교기 때문에 해,공군,해병대 병사들 다 온다. 또한 의무학교기 때문에 의무병, 약제병, 의무보급(군수 쪽), 방사선, 응급구조쪽 장교들까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특이하게 의무병이더라도 공군은 늦게 와도 되는지 일병, 상병도 있더라. 교육은 물론 같이 듣는다. 간호사관학교도 옆에 있기 때문에 생도들도 볼 수 있고, 대전병원과도 가까이 있어 외진 가기 편하다. 참고로 대전 병원에 '코나'라는 피자를 판매하는 카페가 있는데, 꽤나 사회에 있는 카페정도 간 기분 느낄 수 있으니 슬쩍 가면 좋다. 물론 걸리..

제식은 미필들에게도 익숙한 편일 것이다. 좌향좌나 우향우, 양팔 간격 나란히같은 거도 제식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대신 이걸 절도 있게 하는 것. 제식은 걸음과 행진, 맨손제식, 총기휴대제식으로 나뉜다. 걸음과 행진은 어차피 식당이나 훈련장 이동할 때 항상 시키기 때문에 알아서 숙달된다. 옛날에는 발 바꿔 가 같은 고난도 동작도 있었는데 평가 안보더라. 맨손 제식은 말 그대로 맨몸 상태로 경례, 무릎 앉아, 뒤로 돌아, 좌향좌같은 동작을 본다. 이거 틀리면 진짜 문제 있음. 고도비만인 애는 무릎 앉아 계속하면 힘들어하긴 하더라. 총기 휴대제식은 총 들고 몸에 붙였다 멜빵 늘렸다 줄였다 별 이상한 동작을 다 시킨다. 총기 구조도 별로 눈에 안 익었을 상태라 어려울 수 있다. 본인은 하도 몸치라서 조교가 ..

격리 때는 생활관을 못 나오기 때문에 생활관 안에서 불침번을 선다. 교육생 번호 순으로 한 시간씩 서게 되고, 주말은 기상이 한 시간 더 늦어져 한 명이 더 희생된다. 이 때는 진짜 편하다. 침상 끝에 앉아있다 10분마다 경광봉 문밖으로 흔들어주면 끝이다. 물론 첫 날에는 조교가 군기 잡는다고 돌텐데, 조교도 사람인지라 졸게 되어있다. 이때는 솔직히 침상에 누워있다가 일어나면 되서 개꿀임. 격리가 끝나면 소대에서 두 명씩 돌게 된다. 소대가 4개의 분대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불침번 사이클 자체는 길어졌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복도에 나와서 보고도 해야 되고, 못 앉아 있기 때문에 짜증난다. 그래도 짬 차면 라이트펜으로 독서도 하고, 그냥 신발 깔고 문에 기대 앉아 자는 신공도 보유하게 된다. 가끔 당직사..

훈련소에서 같이 구르면서 지내다 보면 동기들이 둘도 없는 전우로 느껴질 것이다. 본인도 수료 전 날 울기도 했고, 전역하면 꼭 만나자 만나자 말하기도 했다. 전화번호, 인스타 아이디 서로 돌려 적어가고.. 그런데 자대까지 갈 것도 없이 후반기만 가도 바로 잊혀지더라. 애초에 오래 본 사이도 아니기에.. 단톡방도 처음에야 자대 어디어디 갔다 좆같다 얘기하지 일주일만 지나도 잠잠해진다. 곧 한 명이 나가면 우루루 나가게 되어있다. 입대한지 딱 3달만에 카톡방 얼어버렸다. 진짜 옆집 사는 정도 아니면 안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